티스토리 뷰
세계 최초 외설 소설 혐의로 철창행!
[더팩트|이진하 기자] 마광수 작가가 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의 이름을 알린 것은 물론 철창행 신세까지 지게 한 책 '즐거운 사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마광수 작가의 대표작이 된 '즐거운 사라'는 여전히 금서로 지정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금서가 된 당시 사건은 지금도 충격적인 일로 여겨진다. 1992년 10월 당시 연세대학교 국문학 교수였던 마광수 작가는 '즐거운 사라'를 출판한 지 10개월 만에 외설적인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검찰에 긴급 체포된 뒤 구속됐다. 죄목은 음란문서를 유포였다. 음란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구속된 사례는 세계 최초다.
마광수 작가의 대표 저서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책읽는 귀족마광수 작가는 1992년 12월 1심 재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 소설은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성행위에 대한 묘사가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며 "성행위에 대한 묘사가 병적이고 동물적인 차원에서 통속적으로 형성화되어 있을 뿐 건강하고 인간적인 차원에서 이를 서술함으로써 인간의 성적 욕구의 본질을 제시하거나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이나 비전을 제시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등의 내용을 판결 요지로 삼았다.
마광수 작가는 상고했지만, 1995년 6월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작가가 주장하는 '성 논의의 해방과 인간의 자아확립'이라는 전체적인 주제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음란한 문서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후 1998년 3월 김대중 정부에 의해 사면 복권되었으나, 그의 소설 '즐거운 사라'는 여전히 판매 금지 상태다.
한편, 마광수 작가는 '즐거운 사라' 외에 '가자 장미여관으로', '야하디 얄라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등 문학이론서를 남겼다. 또한, 에세이집, 시집, 장편소설까지 100여 권의 책을 펴냈다.
jh311@tf.co.kr